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개막작

영화는 독일의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조크가 "4,500년 후에도 컴퓨터는 내 영화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라고 남긴 말에서 시작된다. 피오트르 감독은 어쩌면 AI 기술과 가장 대척점에 있을 헤어조크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를 AI에 학습시켰고, AI가 창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는 가상의 독일 도시에서 발생한 클레리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헤어조크’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 나레이션을 맡아 이야기를 이끄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리지만, 묘하게 실제와는 어긋난 인물로 이를 통해 AI 창작물의 경계를 실험적으로 탐구한다. 또한, 클레리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주변 인물들의 감정은 인간의 복잡성과 기술적 재현 사이의 간극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를 찾아서>는 인터뷰, 허구, 실제 배우의 연기 등을 혼합해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면서, AI 시대의 예술 창작의 의미와 윤리, 그리고 인간 고유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AI 기술이 점차 주도하는 오늘날의 창작 환경 속에서 인간성과 기술의 균형에 대해 심도있게 성찰하는 작품을 선정함으로써, AI 영화 시대를 선도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균형 감각과 지향점을 다시금 분명히 드러낸다.

폐막작

강남에서 일타 영어강사로 잘나가는 미원은 밤낮없이 일에 몰두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다. 한편, 조용하고 정겨운 동네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그녀의 엄마는 이웃들을 세심하게 챙기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원의 고향에 옛 친구 기용이 성인 PC방을 열고 미원의 엄마는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미원은 엄마의 행방을 쫓기 위해 동네 사람들과 힘을 모으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엄마의 삶을 하나씩 알게 된다.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며 미원과 이웃들은 마을에 감춰진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엄마의 실종’이라는 묵직한 사건이 중심에 있지만 이야기는 ‘코지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며 가볍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 부모의 한결같은 사랑을 당연하게 여겨온 자식의 시선을 돌아보게 하며 그 고마움을 다시금 일깨운다. 동시에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타인과의 소통, 믿음,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조명한다. 장르적 완성도에 따뜻한 메시지를 더한 이 작품은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주현영, 김미경을 비롯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이다.

부천 초이스

‘부천 초이스’는 BIFAN의 시그니처 국제 경쟁 섹션으로, 전 세계 신예 장르 영화 감독들의 실험과 진보를 보여주는 장편, 단편 그리고 AI 영화를 소개한다. 올해 장편 부문에서는 여느 해보다도 다양한 서사와 스타일로 풀어내는 장르적 상상력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유의 감각이 돋보이는 호러부터 스펙터클에 충실한 액션 스릴러까지 풍성한 장르의 성찬을 즐길 수 있다. 단편 부문에서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미장센과 명작에 대한 장르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AI 영화 부문에서는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만큼 한층 발전한 기술력과 섬세한 내러티브를 갖춘 작품들을 소개한다.

코리안 판타스틱

‘코리안 판타스틱’은 BIFAN의 자랑스러운 국내 경쟁 부문으로, 장편과 단편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 부문에서는 한국 장르 영화를 지지하고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자, 호러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의 성찬과 흥미로운 이야기, 매력적인 이미지로 가득찬 작품들을 소개한다. 단편 부문에서는 짧은 상영 시간만큼 압축적인 스토리와 독특한 시선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재기 발랄한 작품들을 치열한 예심을 걸쳐 선정하여 소개한다.

매드 맥스

전 세계 장르 영화를 이끌어가는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섹션으로 BIFAN의 N차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문이다. 오랫동안 BIFAN과 인연을 이어오며 장르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세 명의 유럽 작가들의 신작과 더불어, 오랜만에 신작으로 관객을 찾는 서극의 신작이자 김용의 불멸의 고전을 원작으로 한 <사조영웅전: 협지대자>가 관객을 기다린다.

아드레날린 라이드

BIFAN을 대표하는 장르인 호러 영화 신작들을 만날 수 있는 섹션. 오컬트에서 스플래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신작을 통해 세계 호러 영화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장르적 쾌감이 넘쳐나는 액션, 스릴러, 호러를 비롯해 BIFAN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하드코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1970~1980년대 호러 스릴러물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작품들이 돋보인다.

메탈 누아르

BIFAN의 또 다른 대표 장르인 SF와 범죄 누아르 등 가슴 서늘한 감성과 혁신적 영화 스타일이 돋보이는 부문. 강렬한 리듬의 액션과 거침없는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오늘의 사회와 21세기 조르주 멜리에스의 후예들이 바라보는 SF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나 본다. 전 세계적인 이슈인 돌봄의 문제는 호러 장르의 세계 안에서 그 공포를 증폭시키며, 팬데믹의 트라우마는 올해도 독특한 장르적 상상력을 통해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현실과 환상이 혼재된 공간이 주는 공포와 처절한 누아르 세계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메리 고 라운드

마니아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산뜻하고 톡톡 튀는 코미디, 판타지, 드라마 등으로 구성된 만화경 같은 섹션. 올해는 팝 아이돌의 로맨스나 최근 인기를 끄는 카세트 퓨처리즘(Cassette Futurism) 등 다양한 글로벌 팝 컬처 트렌드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청춘물부터 코믹 뮤지컬, 컬트 애니메이션, 공포 오마주 다큐멘터리, 정통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저 세상 패밀리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섹션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부녀의 환상 동화 같은 여정을 그린 작품과 따뜻한 상상력과 정성스러운 작업이 돋보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높은 완성도와 섬세한 시각 효과를 자랑하는 로봇 SF를 소개한다. 부천 지역 어린이로 구성된 BIFAN 이상한 어린이심사단이 최고 인기작에 ‘저 세상 패밀리상’을 시상한다.

스트레인지 오마쥬

장르 영화 역사를 빛낸 명불허전 걸작의 복원판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을 소개하는 섹션.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도약을 이끈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애니메이션 <손오공>과 아시아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철선공주>를 4K 복원작으로 선보이며, 두 작품의 의의와 매력을 이야기하는 포럼도 함께 진행한다. 또한 2024년 베니스영화제 최고 다큐 영화 수상작 <전기톱 학살의 사슬>의 감독과 함께 미국 호러 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인 <텍사스 전기톱 학살>에 대한 심층적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엑스라지 XL

짧지만 한계 없는 가능성의 상찬. ‘엑스라지’는 장편 영화가 포착하지 못하는 폭넓은 이야기와 세계관을 담은 단편 영화만의 매력으로 가득한 작품들을 만나는 섹션이다. 987편 중 엄선된 17편의 해외 단편, 1,535편의 지원작 중 치열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29편의 한국 단편이 상영된다. 2024년 괴담 단편 제작 지원작 3편도 최초 공개된다.

더 마스터: 이병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은 물론 세계에 그 이름을 각인시킨 ‘한국 영화의 진정한 얼굴’ 이병헌의 대표작 10편을 만나볼 수 있다. 이병헌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메가토크와 이를 증명하는 풍성한 전시, 기념 책자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전시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유플렉스 1층에서 7월 4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된다.

보디 호러: 나의 몸은 당신의 판타지다

호러 장르의 역사에서 몸은 항상 불안과 공포를 내장한 상징적, 물리적 공간을 차지해 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장르인 보디 호러는 몸에 가해지는 폭력과 그로 인한 공포를 넘어, 경계를 넘는 욕망 혹은 규범에 저항하는 전복의 순간을 비범한 상상력으로 펼쳐내는 장르다. 1970~1980년대 보디 호러를 대표하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걸작부터 장르의 현대적 재해석을 보여주는 다양한 스타일의 보디 호러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

B 마이 게스트: 외유내강

한국 영화의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제작사 ‘외유내강’의 창립 20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외유내강’을 대표하는 작품 상영과 함께 2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관객과 함께한다.

김태용, 시선의 온도

김태용 감독의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장편 <꼭두 이야기>와 단편 <그녀의 전설> 그림책 출간에 맞춘 작품을 상영한다. 이와 함께 감독, 작가와의 토크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도 연다. 쉽게 감상할 수 없는 감독의 단편도 만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실로 재미있는 천재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탐정 갈릴레오>의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의 매력을 영상으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국내에서 영화, 뮤지컬로 리메이크될 정도로 인기 있는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해 한국에서 최초 공개되는 두 편의 영화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판타씨네

BIFAN 영화제 속의 영화제, ‘판타씨네’는 부천 시민과 함께하고자 직접 찾아가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부천의 아트홀, 도서관, 정원, 공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며, 시민들이 보다 쉽게 영화제를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무료 참여 프로그램이다. 야외 상영은 물론,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상영과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부천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고 영화제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영화제와 부천 시민이 함께 호흡하는 의미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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