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 라이드

오싹한 소름이 돋고 심장의 피가 솟구치는 정통 호러, 하드코어, 액션 장르의 최신작을 모아 놓은 마니아를 위한 잔칫상.

야마구치 유다이 감독이 액션배우 사카구치 탁과 오랫만에 다시 손잡은 <원 퍼센터>는 리얼 맨몸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아파트 N동>과 <모두의 행복을 위해>는 집단적 믿음의 폭력적 모습을 잘 그려낸 포크 호러다. 하드고어 법정스릴러 <스파링 파트너>는 주연 막푸이퉁이 아시아영화상과 홍콩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고, 나카지마 유토, 나오, 나가야마 겐토 주연의 <#맨홀>과 소이 청 감독의 <운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전상영 매진을 기록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며, 2019년 잇 프로젝트 아시아의 발견상 수상작이었던 케네스 다카탄 감독의 <숲의 요정>은 선댄스 미드나이트 섹션에 초대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태국의 심리 호러 <앤의 얼굴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탄의 합작 코믹소동극 <사나이들>, (2017) 이후 다시 부천을 찾은 베트남 레 빈 지앙 감독의 <잘 자라, 내 아기> 등 아시아 전역의 호러, 스릴러, 액션이 맛깔나게 차려졌다.

라틴아메리카 신작 중에서는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되는 두 편의 영화가 눈길을 끈다.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 된 <우린 우리다>(2010)로 멕시코 장르영화의 선봉장에 선 호르헤 미셸 그라우의 신작 <광기>는 늑대인간의 모티브를 통해 현대 멕시코 사회의 폭력적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판타지 스릴러다. 아르헨티나 여성감독 타마에 가라테구이의 신작인 <영혼의 안식처>는 수녀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위 넌스플로이테이션 장르에 대한 여성적 관점과 해석이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구스타보 헤르난데즈의 <사나운 늑대의 날>은 아론 케살레스, 나봇 파푸샤도 콤비의 히트작 <빅 배드 울브스>(2013)의 리메이크로, 원작의 캐릭터 앙상블과 긴장감을 현대 남미 분위기에 절묘하게 결합한다. 디스토피아 SF 장르와 여성 액션 스릴러의 신선한 결합이 돋보이는 <메모리 오브 워터>와 일상의 예민함이 극도의 공포로 확대되는 심리 스릴러 <악몽 속으로>는 모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장르 프로젝트 마켓인 NAFF 선정작으로 여성 감독의 활약이 도드라지는 북유럽 장르영화의 오늘을 잘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산골 오지마을을 배경으로 여성이 겪는 트라우마와 감춰진 진실의 미스테리가 절묘한 긴장감을 이어가는 <나이트사이렌>은 포크 호러의 흥미로운 현대적 전유다. 미국 장르문학의 대가 스티븐 킹 원작 영화들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다큐멘터리 <스티븐 킹 영화를 만나다>는 스티븐 킹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아드레날린 라이드'의 영어권 선정작은 하드코어 공포 팬들을 열광시킬 만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 세계의 다양한 호러 화제작을 한국에서 유일하게 대형 스크린으로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먼저 전설적인 호러 시리즈 <이블 데드>의 신작 <이블 데드 라이즈>가 새로운 히로인 릴리 설리반과 함께 돌아온다.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세 번째 장편 <인피니티 풀>은 부자들의 허무주의와 특권의식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호러 장르로 담아낸 작품으로, 감독의 아버지이자 바디 호러의 거장인 데이빗 크로넨버그도 극찬을 보낼만한 걸작이다. <테리파이어 2>는 광대 살인마의 괴이한 학살을 그려낸 속편으로, 뒤틀린 블랙 코미디와 함께 80년대 슬래셔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요소를 완벽하게 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