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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유행어 말고 내 영화 제목 떠올리게 하고 싶다' <적구> 연출한 개그맨 안상태 감독

작성일2020.08.21조회수 600


“유행어 말고 내 영화 제목 떠올리게 하고 싶다”

‘괴담 단편 제작지원’ 영상 부문 당선작, 

<적구> 연출한 개그맨 안상태 감독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가 지난달 9일 개막, 16일에 막을 내렸다. 한국영화 탄생 101년째를 맞은 올해 BIFAN은 ‘장르의 재능을 증폭시켜 세계와 만나게 하라’는 새 미션을 수행했다. BIFAN을 통해 장르영화의 재능을 보여 준 ‘경쟁’ 부문 수상작 및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 당선작의 감독·배우들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시상식 때 전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안상태 감독]


부천시(시장 장덕천)와 BIFAN은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천스토리텔링대회’를 지난 5월 20일부터 한 달간 가졌다. 총 200편이 응모했고 심사를 통해 지난달 16일, 시상식을 갖고 당선작을 발표했다. 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 부문에서 9편, 영상 부문에서 10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 가운데 <적구>의 안상태 감독을 전화로 만났다. KBS 개그콘서트 ‘깜빡홈쇼핑’의 안어벙, ‘봉숭아학당’의 안상태 기자 등 다양한 캐릭터로 각광받아온 바로 그 개그맨 안상태다.

-‘괴담 단편제작지원 공모전’ 수상을 축하드린다.
“믿겨지지 않았고 너무도 기뻤다. 내가 개그맨이어서 그런지 영화인들이 참가하는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그런데 본상 수상까지 했다. 요즘도 자랑하고 다닌다(웃음).”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천스토리텔링대회’는 부천시(문화산업전략과) 주최, BIFAN 주관으로 개최했다. 영화진흥위원회·경기도·경기콘텐츠진흥원·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후원했다. 공모전 본상 수상작 10편의 영상은 BIFAN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officialPiFan)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평소 ‘괴담’에 관심이 있었나?
“그렇다. 괴담을 아주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했다. 특히 괴담은 우리 일상 속에 숨어있는 공포이기 때문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평소에 무서운 상상을 많이 한다. 하루는 밤에 불 끄고 자려고 누워있는데 옷걸이가 귀신처럼 서 있는 것 같아서 바로 일어나 옷걸이한테 다가가서 ‘네가 귀신이야? 어? 말해봐?!’ 하면서 용기 있는 척 한 적도 있다.”

-당선작 <적구>는 어떤 이야기인가?
“여자 목소리가 나오는 남자의 살인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을 귀신일 수도 살인마일 수도 있는 약간 애매하게 설정했다. 그 주인공 이름이 ‘적구’다. 여자 목소리로 도와달라고 ‘적구’가 요청을 하면 그 목소리를 듣고 다른 남자가 구조를 하러 온다. 그 남성을 ‘적구’가 또다시 사냥하는 이야기이다. 적구는 ‘붉을적(赤)’에 ‘입구(口)’를 사용해 지은 이름이다. 어릴 때 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그린 남자가 쫓아오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그때의 꿈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상했다.”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 영상 부문 당선작 영화 <적구>]


-3분 분량이 짧지는 않았나?
“전체 스토리를 담기에 짧은 시간이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런 끝에 9분짜리로 완성했고, 이를 응모작 요건(3분 이내)에 맞춰 재구성했다. 함축시켜 전달하려고 무진 노력 했다.”

-‘안톰비트’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무서운 이야기 모음’이 있다.
“아까 이야기했듯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릴 적 ‘주말의 명화’에서 <페노미나>(1985)라는 공포영화를 봤는데 지금도 그 영화에서 나온 구더기가 선명하게 생각난다. 아무튼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트레스가 많을 때 혼자 공포영화를 보면 기분이 괜찮아진다. 그런저런 이유로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직접 만들었다.”

안상태 감독은 2004년 KBS 공채 개그맨 19기로 데뷔했다. 안어벙·안상태 기자 등 독보적인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영화감독 데뷔작은 단편 <모자>(2017)다. 냉철한 강력계 형사가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감독·각본·편집과 출연을 했다. <적구>는 그의 6번째 작품으로 안상태 감독은 이 작품도 연출 외에 각본·촬영·편집 등을 했다.

-평소 다양한 포지션을 도맡아 하는지?
“마음 아픈 질문이다(웃음). 그동안 단편영화 7편을 만들었다. 매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여러 작업을 겸했다. 열정이 넘쳐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작비가 넉넉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촬영 중간에 밥을 먹는데 갑자기 울음이 터졌다. 두 배우가 우는 내 모습을 보고 당황하지 않고 조용히 나갔다. 더 울라고…. 영화가 이렇게 힘들 줄 정말 몰랐다. 근데 재밌다. 예나, 지금이나 힘들지만 재밌다. 하하하….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까, 갈수록 눈물이 점점 말라간다(웃음).”

-지난 7월 서울 허리우드극장 실버관(종로 낙원상가)에서 한 달간 ‘안상태 첫 번째 단편선’을 가졌다. 
“단편영화 5편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75분짜리 영화를 상영했다. 느와르·드라마·공포·미스터리·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모았다. <커버> <봉> <수토커> <싱크로맨>, 그리고 <적구>까지 5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커버>는 잠입 형사가 경찰들에게 보낼 카톡을 조직원 단톡방에 잘못 보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장르다. <봉>은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화도 못 내는 소심한 주부가 폴댄스를 배우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수토커>는 지적 장애를 가진 한 남자와 카페 여직원 사이에 오해가 쌓이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엮었다. <싱크로맨>은 다른 사람의 뇌를 동기화시켜 그걸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초능력자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적구>는 9분 분량이다. 조만간 ‘안상태 첫번째 단편선’을 iptv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지만 그 속에 코미디가 잠재해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터 영화 작업을 시작한 건가? 영화감독이 오랜 꿈이었다고 들었다.
“2년 전에 단편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영화감독의 꿈을 갖고 있었다. 10년 전에 <상태 좋아?> 라는 일인극 공연을 했는데 혼자 하는 공연이다 보니 옷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을 벌기 위해 1분 30초짜리 영상을 4개 만들었다. 근데 그 영상을 관객들이 보고 즐거워하더라. 용기를 얻어 그때부터 감독 꿈을 본격적으로 키워왔다. 가족들이 많은 응원을 해준다. 와이프(조인빈)가 광고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첫 번째 단편선’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영화 <적구> 촬영 현장에서의 안상태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


-어떤 영화 작업들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편은 물론 장편도 구상하고 있다. ‘안상태 첫 번째 단편선’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단편 기획전도 계속 갖고 싶다. 이에 앞서 요즘 공포와 스릴러가 섞인 장편 <혼자>를 작업하고 있다. 8월 5일에 첫 촬영을 했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도와주셔서 잘 마무리될 것 같다.”

-어떤 분들과 작업을 진행하나?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 동료 개그맨들도 있고. 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때는 적은 인원의 스태프들과 함께한다. <봉>은 2명이 찍기도 했다. 촬영을 시작하면 어떻게든 완성을 시키는 게 목표다. 하하. 배우 지망생들에게서 메일이 오기도 한다. 직접 만나 얘기하며 영화와 연기에 대해 열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한다. <적구>에 출연한 주인공은 유명한 라면집 사장님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서 백종원 씨가 극찬한 라면집이다(웃음).” 

-영화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나를 개그맨으로 봐주셨던 시청자분들은 내 유행어를 떠올리실 것이다. 앞으로는 내 유행어 말고 내가 만든 영화 제목을 기억하고 떠올리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