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이스: 장편

국제경쟁 섹션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시그니처 섹션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관, 독창적 스타일, 장르 문법의 실험과 진보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소개하며, 올해도 도전적이고 신선한 장르영화의 새로운 시도들을 모았다.

2019년 잇 프로젝트 시체스피치박스상 수상 이후 팬데믹을 극복하며 마침내 완성해낸 데뷔작 <호랑이 소녀>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선정돼, 호평과 함께 대상을 수상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2021)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 오에 타카마사의 <고래의 뼈>는 디지털 세계의 잔상에 불과한 존재를 추앙하고 목숨까지 내던질 정도로 빠져드는 대중심리를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펼쳐 보인다. 구파도 감독의 시나리오로 첫 장편 연출작을 선보이는 가진동 감독의 <흑교육>은 졸업을 맞은 세 친구의 치기어린 내기의 전말을 그린 블랙코미디로 젊은 세 배우의 펄떡이는 에너지가 돋보인다. 신인 바트델게르 비암바수렌 감독의 <디스오더>는 몽골 장르영화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유럽 및 중남미 지역에서 선정된 작품 중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레스토레이션 포인트>는 폭력이 난무하는 2038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생명을 되찾을 수 있는 회생 테크놀로지라는 SF적 상상력과 이를 둘러싼 연쇄살인을 다룬 스릴러로 신선한 소재와 접근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장르영화다. 19세기 칠레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주술>은 외딴섬 폭력적인 지역 집단에 마법으로 복수를 꿈꾸는 한 소녀의 이야기로 포크 호러의 요소를 냉철한 사회비판적 시선 안에 담아낸다. <수퍼포지션>은 외딴 숲속 마을 이웃으로 살게 된 서로 똑 닮은 두 커플이 겪는 일상의 변화를 통해 현대인의 자아, 욕망, 불안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심리 스릴러로 북유럽 장르영화의 약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어권 영화들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신인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이 눈에 띈다. 사려 깊은 대화로 스토리를 전달함과 동시에, 실사에 가까워진 다가온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우리에게 경고하는 스마트한 공상과학 영화 , 그리고 고독과 유해한 남성성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충격적인 슬로우 번 호러 영화 <더 씨딩>이 올해 관객들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충격적인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관객들을 서스펜스로 몰아붙이는 <네버 파인드 미>도 놓칠 수 없는 보석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