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선 넘는 ‘발연기’로 국민적 조롱 대상이 된 톱스타 여래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남태평양 콸라섬을 찾고, 그곳에서 박력 넘치는 환경운동가 조나단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그러나 멋들어져만 보이던 남편의 실체는 폭력과 야만 그 자체! 배우의 삶을 되찾으려는 여래는 자신의 오랜 팬을 자처하는 앞집의 사수생 범우과 ‘죽여주는 계획’을 세우는데....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이보다 더 비범한 개성을 보여준 작품은 없을 것이다. 남편 조나단 처단 계획부터 심상치 않다. 뜨거운 불가마를 무대로 암호처럼 주고받는 ‘푹쉭확쿵’! 땅콩가루 알러지를 유발하려는 ‘청국장 뚝배기 드링킹’! 일반적인 상상력을 몇 차원쯤 뛰어넘는 용맹한 설정에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아무리 정직한 취향의 관객일 지라도 한 번쯤은 크게 웃게 된다. 주문처럼 반복되는 비의 「레이니즘」, HOT의 「행복」을 하나의 밈처럼 즐기는 경지에 이른다면, 이 작품을 완전히 받아들였다는 증거다. 〈남자사용설명서〉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신작으로 BIFAN 특별 갈라프로그램 ‘살아있는 덕후들의 밤’에 초청됐다. (박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