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과테말라의 대저택. 화려한 듯 보이지만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민간인 학살을 이끌었던 퇴역장군 엔리케의 집 앞에는 유족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불안해하는 가족들 앞에 멕시코에서 온 새로운 가정부 알마가 등장하면서 집안에서도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오래 알려진 공포 민담인 라 요로나의 전설은 민요에서 영화까지 다양한 변주를 거쳐왔다.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여인의 곡소리는 2015년 〈익스카툴〉로 세계 영화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하이로 부스타만테의 〈라 요로나〉에서 폭압적 정권과 민간인 학살이라는 과테말라 현대사와 접속한다. 민담의 원형을 현대사회의 이슈와 조합,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최근 포크 호러의 경향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박진형)